스테이블 코인 시장의 시한폭탄인 웨이브 (WAVES)와 USDN

1. 자타공인 유의 종목이 되고만 웨이브 (WAVES)

 웨이브 (WAVES) 코인은 12월 8일 결국 업비트에서 유의 종목 지정이 되고 말았다. 지정 사유는 다음 두 가지와 같다. 먼저, 웨이브 (WAVES)는 USDN 스테이블 코인의 담보물로 사용되며, USDN은 알고리즘에 따라 1달러 가치에 연동하는 자산이다. 그러나, 이러한 스테이블 코인 USDN의 가치가 1달러와 정상적으로 연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디페깅이 발생한 것이다. 두 번째로 업비트 측에서는 USDN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 흐름을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었고, 정상적으로 1달러에 연동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자 연동되어 있는 WAVES의 가치가 급격하게 변동하여 투자자들에게 막심한 피해를 입힐 것을 우려했다.

 

 위에 설명했지만, 재차 언급하자면 웨이브 (WAVES)는 USDN이라는 스테이블 코인을 개발했고, USDN은 1달러당 1 코인이라는 스테이블 코인의 절대적인 원칙을 지켜야 한다. 스테이블 코인은 일종의 투자 준비금 개념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테이블 코인 시총 1위인 테더 (USDT)나 서클 사의 USDC의 경우 전 거래소에서 현금처럼 쓰이고 있다.

 

2. USDN, 결코 좌시할 수 없는 단계가 되다.

 먼저, 아래 USDN의 가격 흐름에 대해 살펴보고 가겠다.

USDN의 가격 추이

 위 그래프에 따르면, USDN은 이미 지난 상반기에도 큰 규모의 하락에 따라 디페깅 되었으며, 9월 경에도 페깅이 크게 깨졌었다. 그래도 용케 1달러 수준을 회복했었다. 그러나, 최근 FTX 사태가 일어나고 업비트에서 웨이브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이후에 페깅이 극단적으로 깨져버렸다. 얼마까지? 바로 현재 0.5달러까지 하락한 것이다.

 

 쉽게 말해 내가 다른 암호화폐 매수 또는 디파이 등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예치한 돈이 순식간에 반토막이 되었다는 소리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은행 예금과 비유할 수 있다. 이자라도 받으려고 예치한 돈이 반토막이 난다면 어느 누가 은행에 예금을 할 것인가?

 

 이렇게 USDN에 현재 묶여서 발만 동동 구르는 돈만 약 4,400억 원에 달한다. 페깅이 깨지기 전 가치 기준으로는 약 8~9천억 원 수준이다. 이렇게 계속해서 페깅이 깨져버리게 되면 수천억 원의 돈이 그야말로 증발할 수 있다. 게다가 USDN의 1달러 페깅이 이토록 심하게 깨져버리면 웨이브 (WAVES) 코인도 위험해지는데, 이는 웨이브 재단이 개발한 스테이블코인이 바로 USDN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카카오뱅크에서 부도가 나면 카카오 그룹이 위험에 빠지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3. USDN의 담보인 웨이브 (WAVES), 그 가치를 잃다.

 담보란 무엇인가? 내가 어떤 약속에 대한 보증을 하고자 맡기는 물건이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해 보자. 내가 어느 회사를 다니고 해서 얻는 나의 '신용'만으로 대출받는 것보다는 내가 소유한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때, 은행에서 더 많은 대출을 해준다. 왜냐면 만일 내가 돈을 갚지 못한다면 은행은 담보로 맡겨진 부동산을 팔아 메꾸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USDN의 발행을 담보하는 것은 웨이브 (WAVES)이다. 그러나, 지금 웨이브의 시가총액은 USDN보다 두 배나 적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담보물로써 가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1억을 빌리기 위해 1억짜리 부동산을 맡겼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이 부동산이 천만 원이 되어버린다면? 부동산은 담보물로써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제 USDN을 소유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이해했는가?

 

 웨이브 재단이 개발한 VIRES 플랫폼을 이용해 폰지사기를 벌였다는 정황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다. 즉, 이것 말고도 수상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마치 시한폭탄이 터지기 전, 돌고 도는 것을 보는 듯하다. 테라-루나 사태에도 테라의 페깅이 점점 깨지다가 루나의 가치가 '0'으로 수렴해버린 것처럼, 웨이브의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