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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나의 철학

'소비'와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가 놓치고 있는 사실

by thirdparty 2023.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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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Z세대는 도대체 누구인가?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와 Z 세대를 통틀어 지칭하는 대한민국의 신조어로, 최근 시대에 자주 나오는 말 중 하나이다. 현재 10~30대에 이르는 광범위한 '청년층'을 지칭하는 말로 두루두루 쓰이고,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각종 매체에서 'MZ 세대'라는 말은 왜인지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긴다. 뭐랄까, 자기 이익을 좇고, 자신에게 하나라도 손해 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 배타적인 사람으로 내비쳐지고 있다. 각설하고, MZ 세대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위에서 말했듯,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이색적'인 '경험'이다. 먼저, '이색적'이라는 말은 쉽게 말해 평소와는 다른, 일상에서 벗어났다는 의미로, 더 쉽게 말하면 '남과는 다른'이라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남과는 다른' 방식을 사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소비'를 통하는 것이다. 

2. 소비는 과연 경험일까?

MZ 세대는 소비와 경험을 동일시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흔치 않던 호캉스, 즐비한 해외여행, 오마카세 등이 모두 경험으로 치환된다. 소비는 경험일까?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는 소비와 경험은 동일시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어딘가에서 본 말인데, 경험 안에 내포된 의미로 가장 중요한 의미는 '극복'이다. 내가 체력이 약해서 운동을 열심히 하여 이 약점을 '극복'한 '경험'이 있을 수 있고, 내가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열심히 회화를 공부해서 피하고 싶었던 외국인과의 대화를 '극복'한  '경험'이 있을 수 있다. 호캉스를 간다고 해서 힘든 나의 삶이 '극복'되진 않는다. 사람이 어떻게 일만 하겠으며, 일로 지친 나의 일상을 '극복'하기 위해 호캉스를 갔다고 한다면... 사실할 말이 없다. 존중한다. 존중의 의미는 나와 당신의 차이점을 이해한다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하지 않는가. 

 

3. 소비를 부추기는 현대 사회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그러니 돈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좋은 차를 살 수 있다. 좋은 집에 살 수 있다.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돈을 지출하여 소비로써, '좋은' 것으로 여겨지는 많은 것들을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루지 않으며 살기 어렵다. SNS의 발달로, 더더욱이 남들이 무엇을 하며 사는지 두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목도한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자꾸만 다른 사람들이 '소비'를 하라고 종용하는 것 같다. 나를 계속해서 부추기는 것 같다. 그렇다. 나의 잘못이 아니다. 나는 호캉스를 가기 싫은데 남들이 가니까 가는 것이고, 나는 오마카세가 매우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남들이 다 먹으니까 나도 가야 한다. 해외여행을 죽었다 깨도 가기 싫은데 남들이 가는 탓에 나도 가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들 있다. 합리화를 하고 있다.

 

MZ 세대는 '극복'을 배워야 하는 세대이다. 무슨 말인고 하면, 코로나로 인한 역사적인 양적 완화, 이를 거둬들이기 위한 유래 없는 양적 긴축, 그로 인한 경제 침체 위험성에 살고 있는 우리 MZ 세대들. 매 순간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우리가 어렸을 때도, 그러니까 초등학생이나 혹은 그보다 더 어렸을 때도 이보다 더한 위기가 많았다. 예를 들면,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세계적인 대참사와 같은 일 말이다. 그러나, 해당 사건들은 우리가 '극복'할 수도 없거니와, '극복'할 필요가 없었다. 우린 그때 너무 어려서 부모님이 '극복'해가는 과정에 편안하게 탑승하고 있었다. 그러니 그 당시의 위기를 위기라고 느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어느덧 어른으로 성장한 우리는 다르다. 이젠 우리가 몸으로 부딪히며 각종 위기에 대해 '극복'해야 한다. 극복해 가며 우린 역사를 새로이 써가야 한다. 앞으로의 역사는 MZ세대에 의해 쓰인다. MZ세대가 극복을 한 이후에는 MZ세대가 그러했듯이, 다음은 알파 세대가 새로운 극복의 역사를 써 내려갈 것이다. 국민 연금이 고갈되어, 앞으로의 세대들은 받을 것을 기대하면 안 된다고 하지 않는가. 이렇게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는 현대 사회에서, '소비'를 종용하는 이러한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4. 결국 정답은 남이 아닌 나에게 있다.

불행의 시작은 남과 비교하는 것이라고 했다. 내가 산책하는 것만으로, 등산하는 것만으로, 연인과 넷플릭스를 보는 것만으로, 무료 전시회를 보는 것만으로 행복한 사람이라면, 굳이 호캉스, 오마카세, 해외여행을 가야만 할까? 호캉스, 오마카세, 해외여행이 나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위기를 헤쳐나갈 MZ세대로써, 자산의 지출보다는 자산의 축적을 이룩해 나가야 할 MZ세대로써 그들이 말하는 '경험' (결국 소비의 다른 이름이지만,)을 하면서도 돈은 벌고, 유지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도 큰 욕심이다. 나부터 독서하고, 가볍게 운동하고, 하늘을 볼 수 있는 것에 행복할 줄 아는 사람이 되자. 남들이 하는 것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이 아니라, 싸구려 커피를 먹어도 쓰디쓴 아메리카노를 먹는 것만큼이나 행복할 줄 알고, 그 옆에 항상 있어주는 사람에게 감사할 줄 알고, 나를 항상 걱정해 주는 사람을 위해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이 되자. 결국 정답은 남이 아닌 나에게 있다. 이를 깨닫게 된다면, 우린 차차 '극복'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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